세종시 나성동 봉봉쭈꾸미
세종 나성동 봉봉쭈꾸미
맛집 후기라고 쓰고 일상 일기라고 읽는다.
2021.05.26 (수) 방문
며칠 전부터 흐니가 세종에 가고 싶은 음식점이 많다며 나랑은 쭈꾸미를 먹으러 가고 싶다고 했다. 사실 쭈꾸미는 황간에서 동번모임할 때 장훈이가 소개 시켜준 집이 진짜 맛있었는데! 원래 나는 해산물보다 고기를 더 좋아하는데 이상하게 쭈꾸미는 정말 맛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 어떤 음식도 회를 이길 수는 없다.)
하여튼! 그 날 흐니는 처음으로 조퇴를 해본다며 즐거워했고 나는 운전을 하는 게 즐거웠다! 운전에 재미가 들릴 줄이야... 전에 라미가 운전하면 삶의 질이 높아진다 했는데 그것을 이제서야 이해하기 시작했다. 운전 재밌어!
우리는 세종 금남면에 있는 소소루 라는 카페에서 만나기로 했다. 항상 쭈욱 직진해서 세종 코스트코만 갔었는데 금남면으로 빠지려면 미리 오른쪽 시골길로 빠져야 한다. 한적하고 비교적 길이 평탄해서 운전코스로 좋았다. 소소루 카페 도착할 때는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골목이 '과연 차가 들어가는 골목인가? 이 골목은 사람 통행길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의 좁은 산비탈 같아서 주변에 차로 한 번 둘러봤다가 옆에 있는 다른 주차장에 낑겨서 못 나올 뻔 했다. 차가 많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었다.
소소루는 카페인데 브런치 카페 느낌? 화덕피자처럼 간단한 요리를 파는 것 같았는데 우리는 쭈꾸미 먹어야 해서 화덕피자는 안 먹고 커피만 마셨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그냥 평범했던 것 같다. 내 입맛에는 크게 맛있지도, 맛 없지도 않아서 인상이 깊지 않은 느낌? 근데 풍경은 좋았다. 창가에 앉으면 시원하고 초록색이 많아서 기분이 좋았다.
카페 창가에서 보이는 뷰. 초록색 많아서 좋아!
근데 아래 1층에서 아저씨들이 자꾸 담배 펴서 냄새도 너무 많이 올라왔고, 카페 분위기가 젊은 층을 겨냥하기 보다는 어머니 나이대 분들이 오셔서 수다 떨다 가는 곳 같아서 좀 아쉬웠다. (사실 흐니보다 먼저 도착했는데 이어폰을 놓고 와서 이 테이블 저 테이블 엿들었다. 40대 아주머니들이 옆테이블에서 세종, 청주, 대전, 천안 집값 비교하면서 이야기하는데 뭔가 조금 서글펐다. 나중에 그 나이 되었을 때 내가 살았을 때 행복한 집보다는 투자 미래가 있는 집을 선택하고 하루하루 애써 불행한 내 자신을 위로하는 삶을 살게 될까 봐 조금 겁났다.)
흐니가 소소루 카페 도착하고서는 "우리 둘 다 차 끌고 온 거 조금 어른 같지 않아?" 라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어른이 된 지 6년이나 지났다. 6년 동안 별별 일을 다 겪은 것 같은데 여전히 정신과 마음은 아이인 것 같아서 내 자신이 살짝 답답하다. 나는 아직 모든 게 낯설고 어려운데. 아이를 출산하고 육아를 하는 게 아닌 이상 세상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항상 가지고 살 것 같다.
커피 마시고 수다 떨고 사진 찍고! 나성동까지 내가 네비를 안 키고 흐니 차 따라갔는데 중간에 2번은 놓쳤다. 결국엔 막판에 카카오네비 급하게 켜서 공영 주차장 도착했다. 그 와중에 '오 저기 차 대면 쉽겠다!' 싶은 곳에서 어떤 여자가 자동차 매트 털고 있길래 속으로 '아...민폐네...' 생각했는데. 그게 흐니였다. 정말 여러모로 속상하게 하는 친구다.
봉봉쭈꾸미는 작은 가게였다. 계란 후라이를 직접 해 먹을 수 있는 작은 부스도 있다! 계란 하나 구워먹었는데 흐니가 본인은 그런 걸로 배를 채우지 않겠다고 했다. 아주 쭈꾸미에 진심인 녀석이다. 우리는 불쭈꾸미 2인 (2단계 눈물맛), 우동 사리, 날치 치즈 볶음밥, 사이다 2개 먹었다.
맵기 안내도
맵기 2 단계는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진짜 매웠는데, 나중에 콩나물에서 물이 나와 희석되고 쌈 싸 먹을 때 쌈무 2장, 마요네즈 듬뿍해서 먹으니 괜찮았다. 속이 좀 얼얼한 느낌? 소맥 생각나는 맛이었는데... 우리 둘 다 운전해야 해서 사이다를 마셨다. 6년이 되어 가도록 처음으로 나랑 흐니가 만나서 술을 안 마신 것 같다. 우리는 낮에 만나도 낮술을 할 주정뱅이들이기 때문에 운전이 우리의 건강을 지켜준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튼 불향이 굉장히 강했고 양념이 매워서 나는 콩나물에서 나온 수분에다가 쭈꾸미를 헹궈먹었다. (가끔 석탄처럼 양념폭탄덩어리가 쭈꾸미에 붙어 있을 때가 있다. 그거 잘못 먹으면 위장에게 작별인사를 고해야 한다.)
쭈꾸미 먹으면서 흐니가 동료 화학쌤 얘기하는데 살짝 속상했다. 다들 나랑만 친했으면 좋겠다. 예소리도 맨날 서0씨 얘기하고 흐니도 그 쌤 얘기하고. 너네의 작은 일상에 내가 침투하고 싶은 건데 이미 다른 사람이 충분히 있다니. 속상하다. 나만 인싸고 내 친구들은 전부 다 아싸였음 좋겠다. 그 와중에 흐니가 나를 귀찮아하면서 귀여워 해줬다. 그러니까 우리가 친구하는 거겠지? 예소리는 내 질투 받으면 마음이 따땃해진다던데. 역시 흐니랑 예소리는 나에게 계란 흰자 같은 녀석들이다. 노른자인 나를 잘 감싸주고 받아주니까!
배불러서 세종 호수공원에 가서 산책이라도 하자 싶어서 차 타고 호수 공원으로 이동했다. 근데 세상에나, 타이밍이 완벽해서 노을이 정말 예쁘게 졌다! 그렇게 주황색인 노을은 오랜만에 본다. 웬만한 템플 스테이보다 힐링을 더 많이 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초록색과 주황색을 많이 봤다.
흐니랑 이런저런 이야기하다가 어두워져서 집으로 돌아갔다. 어차피 금요일에 또 본다. 우리 동번 너무 자주 만나는 게 아닐까 싶지만, 만날 때 마다 즐거우니까 됐다!
살면서 처음으로 혼자서 야간운전 했는데, 생각보다 뭐 별 것 없었다. 혼자서 폭우 쏟아지는 고속도로 한 번 운전한 이후로는 크게 어렵거나 위험한 순간은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초보자의 경각심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마다 '몇대몇 블랙박스' 유튜브 채널 동영상을 본다. 세상에 미친놈과 미친년은 정말 많다. 나중에 내 차 사게 되면 무조건 돈 많이 들여서 고퀄리티 전방, 후방 블랙박스 전부 다 달 것이다. 나는 미친자들에게 굴복하지 않을 거니까..!
오늘의 맛집 평가 (별 5개 만점)
- 세종시 금남면 카페 소소루: ⭐⭐⭐
- 👍 운전하는 길이 어렵지 않음.
- 👍 초록색이 많아서 힐링하는 기분이 듦.
- 아이스 아메리카노 맛은 쏘쏘.
- 주고객 연령층은 40-60대.
- 👎 1층 야외에서 올라오는 담배 냄새.
- 세종시 나성동 봉봉쭈꾸미: ⭐⭐⭐⭐
- 👍 불향 가득해서 맛있음!
- 👍 소맥이랑 같이 먹으면 진짜 맛있을 듯.
- 👍 나성동 공영 주차장 좋음.
- 하지만 난 황간이 쪼끔 더 맛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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